미세먼지가 오월을 뒤덮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물을 사서 먹는다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뚝섬에는 모래사장이 있었다. 여름이면 그곳은 서울 시민들의 피서지가 되었다.
평택 송탄에 친척이 살아 방학이면 놀러 가기도 했다.
1974년 방파제로 막아 아산호가 생겨 났지만...
70년대 초반까지 진위천은 바닥에 모래무지가 보일 정도로 맑았다.
그냥 속옷만 입고 뛰어들어 놀다가 물을 꼴딱 삼켜도 좋았다.
강가에 젖은 땅을 파서 지렁이를 잡아 긴 싸릿대로 낚시를 하기도 했다.
무슨 바늘을 썼는지, 어떤 물고기를 잡았는지 그런 기억은 없다. 그저 즐거웠고 시원했다.
지금 진위천을 보면 그때를 상상하지 못하겠다.
물은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났고...
조만간 우리는 공기를 사 먹게 될지도 모른다.
맑은 물을 찾는다. 창천 저수지다.
보령, 청양, 광천 근처의 저수지들은 맑다.
토종 물고기들이 건강하게 살아있다. 물론 붕어도 있다.
큰 놈도 잡힌단다.
창천엔 꾼들이 보이지 않는다.
월티 저수지!
소나무 군락 사이로 텐트가 보인다.
붕어만 나와준다면...
천혜의 요새다.
결국 이곳 상류에 재를 짓고 이틀을 머물렀는데...
저 요새의 주인은 당분간 바뀌지 않을 거 같다.
맑은 물속에 가뭇가뭇한 수초가 보인다.
붕어를 못 잡는다 해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일단 이곳을 찜해 둔다.
천혜의 요새 오른쪽으로도 두 팀이 자리를 잡았다.
꾼들은 붕어를 좇는다.
백금 저수지를 둘러보고...
소나무 재선충 때문에 차량을 통제하는 분들이 있다.
이놈에 크기는 1mm 내외, 실 같은 선충이다.
매개충은 솔나무 하늘소다. 천적이 없다.
일단 감염이 되면 급속히 번식하여 나무 조직 내에 수분,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한 달 전후에 나무를 고사시켜 버린다.
비껴간다.
월티로 돌아온다.
제방 쪽이다.
누가 보아도 붕어가 숨기 좋은 곳이다.
다만 수심이 낮다. 4.0칸 이상 긴 대가 필요하다.
가진 것 중에 4.0칸이 가장 길고 하나밖에 없다.
미련을 버리자!
찜한 곳에 대를 드리운다.
2.8칸부터 4.0칸까지...
오랜 세월 낚시를 했다.
그렇다고 붕어를 잘 잡는 것은 분명 아니지만...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터득한 나만의 경험이 있다.
쑥스럽지만 앞으로 기억나는 대로 하나씩 쓰려한다.
초보자를 위해 타 사이트에 없거나 또는 간과한 것들을 위주한다.
정말 초보자를 위한 팁이다.
그 첫 번째는 원줄의 길이에 관한 것이다.
욕심에 조금이라도 멀리 찌를 세우려 대보다 길게 채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결론은 아무리 짧은 대라도 원줄은 대보다 짧아야 한다.
그 이유는 채비 투척이 용이하고 붕어를 걸었을 때 제압이 쉽기 때문이다.
짧아야 한다고는 해도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용례는 거의 없다.
대나 낚싯줄의 종류가 많기는 해도...
일단 기준은 46톤 카본 경질대와 카본 3호 원줄이다.
2.0칸 대와 줄의 봉돌까지 차이를 '0'로 하고...
대가 0.2칸 길어질 때마다 원줄은 7센티씩 짧게 조정한다.
2.0칸 '0'
2.2칸 '-7'
2.4칸 '-14'... 이런 식으로 줄여나가면
4.0칸 대는 원줄의 길이가 대보다 70센티 정도 짧아지게 된다.
이제 4.0칸 대까지는 앞치기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
오늘 한 끼는 삼겹살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구구리!
동사리는 우리나라 토종이다.
메기, 빠가사리와는 다르다. 농어과에 속한다.
투박한 듯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귀엽다.
정이 가는 물고기다.
산란을 할 때 구구거린다 하여 구구리라 불리기도 한다.
토종을 살리는 것은 지방자치의 하나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이다.
민주주의는 자연과 닮은 거 같다. - 무울 생각!
베스가 없다.
'가우리'가 멸망하기 전에 '신크말치'가 있었다.
이튿날 아침!
지금은 비어있는 오른쪽 좌대...
오후에 주인이 든다.
'가우리'는 이두자로 高麗(고려?)라고 표기한다.
麗는 나라이름 또는 꾀꼬리 '리'로 읽어야 한다.
'가우리'를 '고리'라고 이두자로 표기한 것이다.
오늘날 고구려라고 불리는 우리의 선조는 '가우리'였다.
'신크말치'는 '태대대로'라 쓴다.
고구려의 3대 재상 '신가', '말치', '불치'의 권력을 통합한,
곧 정권과 병권을 모두 거머쥔 최고사령관이다.
왕보다 더 막강한 권력이다.
신크말치는 연개소문이었다.
연개소문은 영류왕을 오검으로 베어 죽인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연나(지금의 북경 또는 조양 근처)의 '개소문'이 두려워 그를 살해할 계략을 세우다 발각되었기 때문이다.
영류왕의 조카 보장왕(고구려의 마지막 왕)을 세우고,
'신크말치'라는 관직을 새로 만들어 '가우리'의 최고 실권자가 된다.
그 善惡선악과 賢愚현우는 별개의 문제로 하고
여하간 연개소문은 당시의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짱'을 먹게 된다.
그중에 당태종 이세민이 있었다.
이세민은 더욱 악랄했다.
장안(지금에 서안)에 권력을 잡기 위해
형제들을 쳐 죽이고, 아버지(당고종)를 핍박하여 내쫓은 놈이다.
결국 연나의 연개소문과 장안의 이세민은
황하와 양자강에 펼쳐진 기름진 옥토, 즉 중원의 패권을 놓고 피바람을 일으킨다.
연개소문은 동아시아에 두 개의 태양을 용납하지 않았다.
연개소문과 이세민은
7세기 초, 현 중국의 강소성 염성에서 처음 맞닥뜨린다.
염성은 태호 오른쪽, 상해 위에 위치한다.
당시 둘은 젊었고, 아직 최고의 실권자가 되기 전이다.
단기필마로 병영을 순찰하던 이세민은 대치하고 있던 연개소문의 병영으로 다가가다 진흙 뻘에 빠지고 만다.
그때 그 소리를 들은 이가 역시 단기필마로 순찰 중이던 연개소문이었다.
연개소문은 다섯 개의 칼을 빼어 들고 거침없이 이세민을 쫓아간다.
이세민은 말에서 떨어져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을 가다 문득 마른 우물을 발견하고
재빠르게 몸을 숨긴다.
연개소문이 우물까지 추격해서 살펴보니
우물 안에는 가지런한 거미줄이 걸려 있어 사람이 그 안에 있을 거라고는 헤아리지 못한다.
다시 말을 돌려 군영으로 돌아온다.
후에 왕이 된 이세민이 이곳에 몽룡탑을 세워 보은했다.
위 사실은 현 중국 강소성 염성시 건호현 홈페이지에 '몽룡탑의 전설'로 올려져 있다고 한다.
그 후
643년 산동성 즉묵시 마산에서 큰 전투가 일어난다.
이세민은 연개소문에게 포위되어 사로잡힐 뻔하다...
휘하의 용양장군 김걸이 죽기를 각오하고 연개소문에게 덤비는 사이 줄행랑을 친다.
물론 김걸은 즉사했다.
644년 산동성 봉래시 인근에서
또다시 연개소문과 이세민이 격전을 치르는데
이세민의 형이 죽고 또 줄행랑을 친다.
645년 안시성 전투까지 이세민은 연개소문에게 전패의 수모를 당한다.
당의 군사력은 일단 쪽수에서 고구려보다 훨씬 많았지만...
연개소문이 살아있는 동안 이세민은 고구려를 넘보지 못했다.
연개소문의 아들, 남생의 묘가 현 중국 하남성 낙양의 흙 속에서 발견되었다.
이 묘지의 기록으로 살펴보면 연개소문은 654년에 죽었다고 추정된다.
그 뒤 10여 년 후 고구려는 역사에서 사라진다.
900여 년!
지구 상에 이렇게 긴 역사를 가진 국가는 고조선과 백제, 신라 그리고 로마뿐이다.
900년 동안 동아시아의 패권을 거머쥔 고구려의 기상은
여전히 내 가슴을 뛰게 한다.
신라에 최치원이 이르기를
고구려와 백제가 전성기 때에는 강병이 백만이나 되었는데,
남으로는 오吳와 월越을 침입하였고,
북으로는 유계와 노齊, 제魯를 꺾었다고 했다.
유계는 지금의 북경시, 제로는 산동성, 오월은 강소성, 절강성을 말한다.
이는 고구려와 백제는 형제국이며
현 중국의 동북 3성인 요령성, 길림성, 흑룡강성을 포함한
하북성, 산동성, 강소성, 절강성 일대가 우리의 땅이었다는 역사를
적시하고 있는 것이다.
- '조선상고사'와 석문대학 강좌 참조 -
가시지 않는 미세먼지!
지렁이를 준비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그저 아쉬웠다는 마음일 뿐이다.
오늘 한 끼는 라면이다.
스팸 추가!
드디어 수상좌대에 주인이 왔다.
붕어가 잡혔다.
심기일전, 임전무퇴다.
물에 빠진 벌을 건져 햇빛에 말린다.
한참 동안 몸단장을 하더니...
휙 날아간다.
조금 날아가다 다시 물에 떨어지고 만다.
때가 되면 발버둥을 쳐도 어쩔 수 없다.
벌이 낚시를 할 줄 안다면 조용히 기다리는 법을 터득할 텐데 ... - 무울 생각!
어둠은 또다시 어김없이 내리고...
하늘이 안 보여도 우리는 하늘이 있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다.
오월은 싱그럽지만 가슴 아픈 계절이다.
2017년 5월 13일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이제서야 가슴 벅찬 눈물이 흐른다.
[추신]
무찌마무사가 또 사고를 쳤다.
5월 12일 오전에 실시간으로 보내온 따끈한 소식이다.
어렸을 때에 그 맑고 시원한 추억 속의 아산호가 이제는 대물의 고향이 되었다.
[또 추신]
강북물개님과 주박사님!
준경선배님!
5월 13일 오전에 수신된 뜨거운 소식!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gs1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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