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낚시 조행기
새벽 일찍 출발 해 낚시대 편성을 마치고 나니 해가 빼꼼 고개를 내밉니다.
어두운 회색 높은 건물들만 보다가 탁 트인 초록색들을 보고 있노라니 괜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물론 마음만 편해서는 안 되겠지요. 배도 편해야 제대로 낚시를 하지 않겠습니까!
열심히 낚시를 해서 붕어를 잡겠다는 일념 하에 그릇을 싹싹 비워냈습니다ㅋ
배부르게 먹었으니 소화를 시키기 위해 천천히 산책도 즐겨줍니다.
너무 배 부르면 오히려 잠이 쏟아져서 낚시를 못 한다는 저만의 지론이...
그리고 이 곳은 낮에 물을 빼기 때문에 밤낚시 위주로 해야 하는 곳입니다.
소화도 시켰겠다 슬슬 케미를 꽂으며 밤 낚시 준비를 해 줍니다.
그냥 고개만 돌려도 별이 반짝이는 그런 곳.
밤 하늘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그런 곳에 있다가 별이 쏟아질 것 같은
이런 곳에 오면 괜히 묘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별이 쏟아질 것 같은 그런 곳에서 먹는 삼겹살은 꿀맛입니다.
(이상하게 감정만 잡으려고 하면 식사 사진이 나오네요...흠!)
카메라 좀 더 좋은 걸로 바꿔 볼라니까 이제야 카메라 만지는 법을 익혀 버린 공간입니다...
나름 열심히 밤 낚시 중인데 깜깜 무소식입니다.
그렇게 의도치 않은 밤의 배신에 정신 없이 아침을 맞이합니다.
진짜 해만 떠 오르면 나 이제 여름이다 하는 것처럼 땀까지 뻘뻘 흘리게 만듭니다.
그러니 더위에 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잘 먹어야 한다는 저의 생각입니다.
분명 케미 꽂을 때까지만 해도 밤 낚시 열심히 해야지 했는데...
눈 떠 보니 아침입니다....
멍 때리는 거 아닙니다. 나름 열심히 낚시 중입니다.
열심히 또 물 빠지는 중이니까 슬슬 산책을 해 봅니다.
쓰레빠 질질 끌고 나물도 좀 캐고 말입니다.
아까 멍 때리던 낚시꾼은 당연하게 한 마리도 못 잡고 뒤 돌아섭니다.
그 와중에 하늘은 또 왜 이렇게 맑은 건지.
슬슬 해가 저물어 가는 게 눈에 보이고, 다들 각자만의 방법으로 밤낚시를 준비합니다.
이렇게 낚시 사진을 찍다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의 색깔이 드러나는 게 보여서
사진 찍는 맛이 자꾸 생기는 것 같습니다.
덥지만 않으면 정말 천상의 계절이 봄, 여름인데... 이젠 모기까지 극성입니다.
선풍기는 물론이고 모기약, 모기향까지 구비해 둬야 해서 귀찮음만 늘었습니다.
와이프는 집에 모기장 좀 사달라고 하던데 제가 모기장이 필요할 지경입니다.
취미 생활이 뭐 이리도 제약이 따르는지.. 저는 와이프보다 자연 환경 때문에
낚시가 힘들어져서 더 큰일입니다 ......
그래도... 이 놈의 붕어가 그 마음을 알고 계속 나와주니 그만 둘 수는 없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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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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