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즈음,
'먹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음성 앵천보에서 삼박사일 동안 1탄을 선보였다.
이번엔 사박오일이다. 장소는 충청남도 금산!
각자 귀한 시간을 쪼개, 퍼즐 조각 맞추듯 합류한다.
모두 일곱이지만...
두 명은 하루만 머물고, 한 명은 이틀, 또 한 명은 잠시 낮에만 들렀다 간다.
세 명만 사박을 온전히 채운다.
500여 장의 사진을 추린다. 그래도 200장 가까이 된다.
자~ 떠나보자!
북한산!
서울 외곽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돌면 늘 시야에 꽂힌다.
차를 운전하며 사진을 찍어선 안되지만...
지나칠 때마다 셔터를 누르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다.
제방을 보는 이 순간이 나는 가장 설렌다.
상류를 돌아...
다리 건너 낯선 파라솔을 지나...
이**님은 이제 별명을 붙여봄직한데...
옥동자님은 어젯밤에 왔단다.
이미 저 작은 텐트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작아도 가성비는 최고다.
강북물개님!
진지하다. 왠지 모를 쓸쓸함이 오버랩된다.
이곳에서 사짜 조사? 타이틀을 거머쥐려는 비장함도 스친다.
먹는 조행기 첫 메뉴는...
장어다!
몇 마리라 했던가...
먹다 먹다 남아서 다음날에 반찬으로 곁들인다.
그리고 와인...
반찬을 꺼내 놓고...
장어가 익어가는 짬에...
어묵으로 '아뮤즈 부쉬'를 대신한다.
식사 전에 입술을 즐겁게 하고...
숯불로 초벌구이를 하고...
팬에 굽는다.
우리끼리 먹기 쑥스러워 한 점 권해 드린다.
명이나물에 싸서...
내 자리!
아직 대를 드리우지도 않았다.
낚시냐 먹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옥동자님은...
미끼는 옥수수.
대편성은 갓낚시 형태다.
이**님!
낚시 열정은 차고 넘친다.
사짜를 꿈꾸며...
강북물개님은...
자리가 비었다.
와인에 소주를 섞다니...
맥주로 만든 폭탄주보다 3배는 화력이 강하다.
결국은 뻗었다.
내 자리!
짧은 대로 편성한다.
미끼는 메주콩에 흔들이를 묻힌다.
낯선 파라솔... 그 주인공 김**님은...
요즘 보기 힘든 파라솔이다.
상류에서 제방 가까이 산자락으로 자리를 옮겼다.
씩씩한 무찌마무사는...
무려 10대를 드리웠다.
화성에 산다는 사짜를 잡고...
이제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는 오짜를 잡으려 한다.
야식은 어묵으로 간단히...
'낚시냐 먹느냐' 어느 쪽이냐 따지지 말자.
그러나 물개님은 여전히 뻗은 채다. 먹는 쪽을 택했다.
소소하지만 소중한, 사는 얘기하며 가을밤은 깊어 간다.
.
.
.
이튿날 아침!
물개님은 여전히 뻗은 채...
아침 포행布行을 한다.
낯선 파라솔은 찐한 하룻밤으로 마무리하고...
찌마는 여전히 꿈나라다.
잘 다듬은 잔디와 새집을 닮은 우편함이 정겹다.
릴이다.
잉어가 많다는 소문은 팩트였다.
대전에서 잠시 들른 옥동자님 동생!
아침을 먹는다.
해장을 위한 소내장탕이다.
남양주에서 공수했다.
어제 남은 장어는 반찬이 되고...
와인은 매 끼니 빠지지 않는다.
낯선 파라솔, 김**님은 떠날 준비를 하고...
옥동자님이 철수를 돕는다.
이**님도 장비를 걷고 있다.
옥동자님 동생은 바쁘다.
연중행사임에도 시간을 내지 못했다.
대를 쥔 손에 진한 아쉬움이 역력하다.
점심을 먹고 다시 돌아가야 한다.
점심은 볶은밥을 먹은 거 같다. 사진을 찍지 못 했다.
또 먹는다.
저녁은 닭볶음탕이다.
이쯤 되면 사육을 당하는 느낌이다.
열 병째인가...
그래도 케미는 꺾는다.
야식은 불고기다.
갖은 야채와 당면을 넣고...
와인과 함께...
다 먹고 다시 볶는다. 양이 모자라다니...
강북물개님은 어제 마신 와맥? 숙취가 가시지 않은, 푸석한 얼굴이다.
우리는 분명 사육을 당하고 있다.
.
.
.
삼 일째 아침!
일찍 사우나를 다녀와...
무찌마는 자리에 없다.
철수하는 강북물개님!
옥동자님도 자리에 없다.
먹방 레스토랑!
사흘이 지났다.
아무도 붕어를 본 사람이 없다.
결정이 났다. 우리는 먹으러 이곳에 왔다.
오리도 먹이를 찾아 나오고...
아침은 뭘 먹었더라...
아 어제 남은 불고기로 볶은밥을 해 먹었지 아마도...
점심은 김치찌개다.
열세 병째인가...
왜가리도 먹이를 찾아 두리번거리고 있다.
산초!
주로 추어탕에 산초가루를 넣어 먹는다.
산초간장은 향과 맛이 고기와 잘 어울린다.
9월에 덜 익은 열매를 따 사용한다. 잎은 독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열매를 잘 씻어 뜨거운 물에 6시간 이상 우려서 물기를 뺀 후,
달인 간장을 부어 담근다.
간장에 표고버섯, 다시마, 식초, 설탕 등을 식성에 맞게 넣어 담가도 좋다.
무찌마는 내 옆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 자리에서 두 마리가 낚이긴 했는데...
케미는 어김없이 꺾는다.
그 사이 옥동자님이 사고를 친다.
아홉 치를 걸었다.
분명 자리에 앉은 적이 별로 없었는데...
자동빵?인지 알 길이 없다.
남은 세 명이 합의를 했다.
이제 낚시 좀 하자고...
저녁 겸 야식으로 하나만 먹자고...
메뉴는 스파게티다.
10분 정도 삶아야 한다.
미리 볶은 마늘과 오일에 면을 넣고...
이번 먹는 조행기에 최고 요리?다.
레시피와 요리법을 다시 정리하면...
올리브오일, 마늘, 고춧가루, 소금, 후추, 스파게티 면이 기본이다.
이게 '알리올리오' 스파게티다.
'알리오'는 마늘, '올리오'는 기름이다.
어렵지 않다. 잔치국수처럼...
면을 삶는다. 10분 정도... 소금 첨가!
오일과 마늘을 넣고 마늘이 노릇해질 때까지 볶는다. 기름은 넉넉하게...
삶아진 면을 넣고 기름지게 볶는다.
후추와 소금, 매운 고춧가루를 넣어 간을 맞춘다. 끝이다.
여기에 바지락을 삶아 넣고, 볶으면 봉골레 스파게티가 된다.
표고 또는 송이버섯이나 전복을 첨가하면 더 좋다.
집에 와서 세 번이나 해 먹었다.
와인과 궁합이 딱이다. 강추한다.
시간이 주는 느낌은 묘하다.
화살처럼 빠르게 흐르기도 하다가...
굼벵이가 기어가듯 더디기도 하다.
이런 느낌은 '의식'이 관여하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는 말한다.
들여다보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추상적이다. 곧 의식이 만든 허상 중에 하나다.
시간은 공간의 축소 또는 팽창이라는 변화를 말한다.
공간이 팽창하면 지금처럼 시간이 흐른다고 느낀다.
그러나 공간이 축소하면 시간이 거꾸로 흐르게 된다.
죽음에서 탄생으로, 늙음에서 젊음으로 가는 충격적인 변화와 직면한다.
그러나 아직은 우주가 가속팽창 중이다.
뭔 청승맞은 *소리냐?
삼일이 후딱 갔다는 말이다.
.
.
.
나흘 째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동자님이 대를 세우고 있다.
무찌마 자리에 사달이 났다.
무찌마는 엉킨 낚시대만 주섬거리고 있다.
계속 먹는다.
황태 해장국과 와인...
꾼들이 모여든다.
무찌마와 동자님이 사우나를 간 사이...
찌마가 던진 릴에 낚인 녀석!
아픈 어깨를 마다하고 묵직한 릴맛?을 느낀다.
계속 모여드는 꾼들. 오늘은 목요일이다.
점심 겸 저녁으로 해물파전이다.
금년 라인팀 먹는 조행기에서 무찌마를 '셰프'로 인정하는, 엄숙한 뒤집기 순간이다.
나흘 동안 해치운 와인들...
하늘에서 은하수가 쏟아졌다.
어제 먹었던 최고의 요리, '알리올리오'를 재현한다.
면을 삶고...
오일과 마늘을 볶는다.
오늘은 호박을 추가하고...
바지락을 삶는다.
국물은 면을 볶을 때 추가하면 좋다.
소금, 후추, 매운 고춧가루를 넣고...
완성이다.
이런 와인이 없구나! ㅜㅜ
마지막 밤이다.
무찌마가 조행기를 쓰겠단다.
이참에 이미 알려진 내용과 나의 소견을 더해,
처음 조행기를 쓰려는 분께 몇 가지 팁을 드리면...
사진은 투자한 시간과 장비가 만든다.
글은...
우선 맞춤법 검사를 돌려라.
맞춤법이 틀리면 신뢰가 떨어진다.
그러나 잊어라!
맞춤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사실'을 쓰되 꼼꼼하게 써라. 그러나 짧게 써라.
'사실'은 행동과 대화, 묘사와 설명이다.
같은 단어가 반복된다면 뜻이 비슷한 다른 단어를 찾아 써라.
'~적', '~의', '것', '들'... 은 가능한 한 빼라.
'~적', '~의'는 일제의 잔재다. '것', '들'은 중복이 될 수 있다.
사실을 바탕으로 견해見解를 써라. 중요하다.
견해는 '왜'라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내 조행기에 가끔 나오는 '무울 생각!'은 견해다.
끝으로 속이지 말고 진실하게 써야 한다. 가장 중요하다.
진실만이 공감을 이끌어내 감동을 줄 수 있다.
비록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짧은 조행기지만 거짓을 늘어놓을 수는 없다.
선악善惡은 중요하지 않다. 미추美醜가 있을 뿐이다.
글을 쓸 때, 나는 예민해진다.
추함을 아름다움으로 포장하지는 않는지...
부끄러워 숨기지는 않는지...
다만 진실을 감추는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 무울 생각!
.
.
.
닷새 째 아침!
이제 널브러진 레스토랑을 정리해야 한다.
아직이다.
아침까지는 먹어야 한다.
다시 황태 해장국이다.
황태를 참기름에 달달 볶아...
사골국물에 끓인다.
누룽지와...
두꺼운 베이컨을 곁들이면...
와인이 생각난다. 없다.
사육?은 끝이 나고...
레스토랑 문을 닫는다.
쓰레기는 철저히 분리수거한다.
수고 많았다.
고맙고, 사랑한다.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iVLB6
In the year 2525- Franck Pourcel
"서기 2525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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