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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5시 기상.
2박3일 출장지는 경북 영덕군 강구항에 5층짜리 건물을 짓고 있는 친구와 선배를 만나는 일정이다.
낮에는 업무를 좀 보고 밤에는 친구와 함께 영덕군 근처 저수지나 보에서 겨울 붕어낚시를 하려고 계획 중이다.
20분만에 씻고 부리나케 시동을 걸고 인천 청라 집에서 출발.
항상 꽉 막히는 서울외곽선 중동나들목부근이 제법 이른 새벽이라서 그런지 한산하다.
조남분기점에서 영동선으로 갈아타고 여주휴게소 부근에 도착하니 짙은 안개가 갈길을 막아선다.
어차피 배도 고프고 안개가 걷히길 바라면서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우렁된장찌개를 먹는다.
요즘 <백종원의 맛남의광장>을 보면 맛있는 지역특산물로 만든 음식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팔던데...
여기 여주 휴게소는 비싸고 맛없기로 유명한 곳이다보니 심지어 대충 끓여도 맛있다는 우렁된장찌개도 형편없이 맛이 없다.
특유의 파 비린내가 식감을 떨어트리고 부실한 밑반찬은 정말 배가 고파야만 먹을 수 있을 정도다.
식후땡으로 담배 한개비 입에 물고 아직 남아 있는 안개를 뚫고라도 출발할 상황이라서 다시 중부내륙선으로 갈아타고 낙동분기점으로 달린다.
산악지형이 많은 곳에 만들어진 중부내륙선은 서울에서 대구/부산으로 가는 가장빠르고 거리가 짧은 고속도로이다.
천만다행인 것은 한국도로공사가 건설해서 일반 민자고속도로보다 도로관리도 잘되고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그래서인지 이른 새벽인데도 많은 대형화물차들이 화물을 가득 싣고 줄지어 오고간다.
낙동분기점에서 다시 당진~영덕선으로 갈아타고 차량통행이 드물어 썰렁하기까지한 고속도로를 달려 드디어 목적지인 영덕군 강구항에 도착한다.
천천히 규정속도 중부내륙선(110) 당전~영덕선(100)로 달렸는데 인천 청라에서 3시간 48분(10분간 여주휴게소정차 포함)이 소요될 정도로 먼 거리다.
큼지막한 영덕대게 상징조형물을 지나 대게횟집 공사중인 최종 목적지에 도착해보니 지인들이 나와서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개념 국산 골전도 보청기와 건축자재(인조대리석/타일/CRC보드/이동식 돔 수영장/생존수영장)등을 관공서와 기업/건설사에 납품을 하고 있어서 이번에 방문한 현장도 타일과 인조대리석을 납품하기 위해 건축주와 수량과 디자인 샘플을 제시하려고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다른 업체들보다 공장에서 직접 제작해서 공급하기 때문에 단가가 저렴해서 건축주가 바로 구매를 하겠다고 한다.
여기엔 친구의 신뢰까지 더해져서 구매가 쉽게 가능했던 것 같다.
건축주와 미팅을 마치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친구와 함께 영해면에 위치한 송천으로 달린다.
강구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며 북서풍의 영향을 덜 받는 동해안이다보니 서해바다와 가까운 인천 청라보다 무려 7도가 높은 곳이다.
마치 2월말의 봄기운이 살짝 들기 시작하는 그런 날과 비슷할 정도다.
우리가 낚시를 다니다보면 이상한(?)도로번호표지판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번과 번을 보게 되는데 과연 이게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간단하게 설명을 하겠다.
다음은 아시안 하이웨이에 대한 설명>
아시아 지역의 인적·물적 교류 확대를 위해 1959년 국제 연합(UN)에서 시작하였지만, 그동안 사업 추진이 부진하다가 2007년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아시아 32개국 55개 노선, 14만 km의 아시안 하이웨이가 구축되면 자동차로 부산에서 출발해 중국과 러시아를 거쳐 동남아시아,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꿈의 길이 열리게 된다.
우리나라의 아시안 하이웨이 구간은 두 개 노선으로 일본~(페리 이용)~부산~서울~북한~중국~동남아시아~터키로 연결되는 AH1 노선(경부고속도로)과 부산~강릉~북한~러시아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AH6 (7번국도)노선이 있다.
사실상 일본은 해저터널을 뚫지 않는한 유명무실하며 우리나라 또한 북한과 교류가 이루어 지지 않는 한 존재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아시안 하이웨이인 셈이다.
영해면에 있는 송천보를 들려서 디퍼 어군탐지기를 던져보지만 철도건설로 보의 물을 뺴서 수심도 안나오고 생명체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와 하류로 이동한다.
하수종말처리장을 지나 바다와 가까운 하류로 내려와 다시 디퍼를 던져보니 물가에 있는 수몰갈대에 물고기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이번 출조에 가져온 낚시대가 짧은 대가 없어서 구경만 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다시 바다와 만나는 기수역에 도착해보니 영양군에서 황어를 낚으러 오신 어르신 세분이 열심히 낚시를 하고 계시다.
어르신들에게 뭐가 나오냐고 여쭤보니 황어뿐만 아니라 간혹 강도다리까지 나온다고 한다.
하긴 기수역이니 민물고기와 바다고기가 같이 나올수 있을 것 같긴하다.
겨울바다를 잠시 감상하고 다시 차를 돌려서 우리의 대상어종이 있는 송천과 바로 붙어 있는 각리천수로로 이동해서 디퍼를 던져보니 수심도 적당하고 물고기도 많다.
바로 건너편은 소나무숲과 동해바다이고 폭이 제법 넓은 수로는 갈대와 물속에는 말풀이 많아서 붕어와 잉어들이 서식하기 좋은 곳이다.
오늘 날씨도 좋고 현지낚시인에게 물으니 붕어가 옥수수 미끼에 잘 나온다고 한다.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게 주차를 하고 점방을 차린다.
해가 저물기전에 친구는 상류쪽 갈대밭에 자리를 잡고 나는 가지수로와 연결되는 곳에 40/36/34/36/34 이렇게 다섯대를 편성한다.
나는 한강떡밥 옥수수글루텐을 미끼로 사용하고 친구는 옥수수와 떡밥을 사용했다.
친구는 붕어와 함께 잉어를 계속 잡아 낸다.
다만 씨알이 작은 것이 아쉽지만 겨울에 물낚시에 붕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해야한다.
그러나 나는 붕어대신 황어만 연신 올라오는데...
새벽1시 취침하기전까지 팔이 아플정도로 황어만 수십마리 넘게 잡았다.
아침일찍 동해일출을 보고(1월1일엔 이렇게 해가 잘 안뜬다) 친구랑 가까운 저수지로 가기로 하고 짐을 싼다.
각리천수로는 여러가지로 좋은 조건을 갖고 있는데 왜 저수지로 장소를 이동하려는지 설명할까한다.
수달<천연기념물 330호>바로 이녀석 때문이다.
해가 저물자마자 수달이 수로를 장악하면서 붕어입질을 보기 힘들었다.
2마리가 같이 움직이는데 이녀석들이 있다면 무조건 낚시는 포기해야 한다.
그렇다고 천연기념물을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천상 사람이 피해줘야한다.
우리는 취미지만 그 녀석들은 생업이니깐...
시들지 않은 쑥부쟁이가 꽃을 활짝 피고 있을 정도로 따뜻한 날씨를 보이는 경북 영덕군은 크고 작은 저수지가 많다.
골짜기 마다 기본적으로 저수지는 하나씩 있고 많은 곳은 2개이상이 있을 정도로 소류지와 저수지들이 많다.
묘곡지와 칠성지 자부곡지(소류지)등을 두로 둘러 보았는데 지난 번에 내린 비로 인하여 저수지마다 만수위에 흙탕물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다.
더군다나 만수위다보니 낚시자리가 나오지를 않는다.
동네분들이 붕어와 잉어가 많다고들 하는데...
특이하게 영덕군 어르신들은 외지인들에 대해서 크게 배척하거나 경계하지를 않는 것 같다.
보통 시골마을로 낚시를 가면 '물을 뺐다는둥 붕어가 없다는둥'은근히 낚시를 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런데 영덕군 어르신들은 붕어가 많다고 낚시를 하라고 한다.
여긴 아직 때(?)가 묻지 않았나?
결국 저수지와 소류지들을 모두 둘러보고 영덕읍으로 와서 평산가인 송귀섭프로께서 예전에 다녀간 오십천휴게소로 왔다.
가운데로 갈수록 수심이 얕고 앞으로 올수록 깊은 오십천 중하류포인트다.
물 한가운데서 갈매기도 노닐고 디퍼 어탐기로 확인해보니 물속 수초부근에 물고기들이 있는 것으로 나온다.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이라서 친구와 함께 친구의 형님께서 맛있는 홍게를 사주신다고 강구항으로 오라고해서 다시 강구항으로 나간다.
25일 크리스마스 휴일이다보니 강구항은 이미 주차장으로 변했다.
요즘 고속도로가 잘 되어 있어서 대구/안동/대전...등 멀리서도 대게/홍게를 먹으러 찾아 온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우리가 먹는 대게와 홍게는 모구 숫게다.
암게는 먹을 수 없을뿐더러 먹었다면 그 것은 범법자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유는 이렇다.
정부에서 암게는 어자원조성을 위해서 아예 잡지도 못하게 할뿐만 아니라 유통판매까지 엄격하게 규제를 하고 있단다.
만약에 암게를 잡았다거나 먹었다거나 심지어 유통을 했다면 똑같이 처벌을 받는다고 하니 누가 암게를 먹었다고 한다면 그 것은 100%뻥을 친 것이다.
아무튼 대게는 겁나게 비싸서 우리 같은 서민들은 못 먹고 홍게로 맛있게 배를 채웠다.
<오십천 붕어낚시>
오십리를 흘러 바다로 들어간다는 오십천은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 황장재에서 발원하여 강구항에서 바다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여름휴가지로 정말 좋은 곳이 바로 오십천의 발원지인 포항시 죽장면 상옥리다.
아름다운 계곡과 기암괴석들 그리고 고지대다보니 서늘한 기후까지...
몇년전에 나도 다녀왔는데 옛날 조선시대때는 오지마을이라서 유배지였다고 한다.
지금은 고랭지 채소부터 단단하고 맛있는 사과가 많이 생산되는 곳으로 인근에는 경북수목원이 있어서 가족들과 나들이겸 여행지로도 좋은 곳이다.
오십천에서 붕어낚시는 현지인의 조언을 빌리자면 일단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지금처럼 겨울에는 붕어 얼굴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특히 밤낚시엔 수달 때문에 낚시를 하나마나라고 한다.
봄가을로 씨알 좋은 붕어를 만날 수 있으며 은어철에는 금어기가 있으니 낚시할때 주의해야한다고 한다.
얼마전 개통한 동해북부선 철도위로 3칸짜리 기차가 가끔 지나가는 모습도 정겹게 느껴진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바람도 잔잔해지고 어디선가 나타난 수달녀석들이 물장구를 치면서 낚시는 하기 힘들게 되었다.
찌 바로위에서 물장난을 치는 녀석들을 쫒으면 소리를 지르며 대든다.
사람 알기를 우습게 아는 녀석들이다.
수달과 어제도 싸우고 오늘도 싸우다보니 낚시를 하고싶은 생각이 사라진다.
결국 포기...
친구랑 더 이상 오십천에서 낚시를 하기는 힘들 것 같아서 보따리를 싼다.
밤11시에 짐을 싸서 친구는 강구항 숙소로 향하고 바로뒤에 있는 당진~영덕고속도로 종점에서 곧바로 고속도로를 올려서 집으로 향한다.
새벽2시쯤 집에 도착하니 이번 출장길에 데리고 가지 않았던 라희녀석이 삐쳐서 앉아있다.
다음에는 꼭 데리고 가서 수달을 혼내주라고 해야겠다.
물론 불가능한 일이겠지만...ㅋㅋㅋ
뒤돌아보니 업무차 갔다가 일도 잘 마쳤고 간 김에 동해바다도 보고 친구가 낚은 붕어랑 잉어 그리고 내가 낚은 황어까지 찌맛과 손맛(?)은 그나마 보고 왔다.
이제 올해 물낚시는 끝이다.
<각리천 수로 : 노란색은 어탐기 디퍼로 체크한 지점이며 붉은색은 낚시한 자리>
<오십천 붕어낚시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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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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