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이 연두와 초록으로 바뀌어가는 사월
오랜만에 의암호를 찾게 된 지난 주 이야기 입니다
언제 피려난 싶던 벚꽃 마저 피었다 다시 지고
산등성이엔 신록들이 연두색으로 물들어 가니,
이제부터는 아카시아꽃을 기다리는 시기가 된듯 합니다
매번 시기마다 바뀌어 피어나는 계절꽃은
평소에는 없는 듯 보이지 않다가
기온이 올라 해길이가 적당하다 싶으면
이젠 내 차례라는 듯 온산을 뒤덮어 버리는 게
매번 신기할 따름입니다
아카시아꽃이 그렇고 또 밤꽃이 그렇습니다
예년 봄과 가을 꼭 한번씩은 찾게 되는 의암호 포인트
오늘은 벚꽃이 풍기는 꽃향기에 맞춰 이곳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에 지인의 연락으로 알게된 산란소식에,
이때다 싶었던 것이죠
곧 해가 지는 시간, 밥 때도 잊어버리고 짐을 나르고, 낚시대를 펼칩니다
여기저기 어둠구석에 숨겨져 있는 찌구멍을 찾아 던지고 또 던집니다
찌구멍을 찾는 소란함으로 은신한 붕어들이 다 도망갈 판입니다
수심은 대략 60에서 70센치.
찌들었다가 반 삭은 수초 사이 사이에
세 대째 찌를 세움과 동시에 받은 첫입질은 흘려버리고
이후 부터는
어렵지 않게 아홉 수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밤 11시 까지의 상황입니다
자정 이후로는 준척으로 느껴지는 크기의 붕어들이
산란을 하려는지 작은 물튀김이 산발적으로 이어졌고
이렇다할 찌의 움직임을 볼 수 없었습니다
혹여 오전장이 화려하게 펼쳐지지 않을까 기다려봐도
해도 아니 오르고
찌도 아니 오르고
이제는 적당히 고집부리고 자리를 정리해야겠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산란하는 붕어들이
먹을 정신이 있을까 싶습니다
지난 주 까지 찌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던 준척들이 성화는 덜 하고
이제는 제법 체고가 있는 월척붕어들이 입질해 주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의암호 산란철 특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의 대표선수
산란 후 여서 인지, 수컷인지는 구별이 안되는 녀석
잘빠진 몸매가 꽤나 매력적입니다
다수의 손맛이 비타민이었을까요?
귀가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머리위 삼악산 케이블카를 지나쳐 집으로 귀가합니다
몇일 후 이번엔 충북 음성으로 달립니다
지난 2년간 봄,가을 한 번씩은 들렀던 용산리지
타율은 그닥 신통치 못했습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셋팅을 끝내니 어둠이 내려앉습니다
수심을 의식해 전진배치한 좌대가 적중해서 일까요?
이번엔 네 번의 입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초저녁 장은 아무일 없이 조용히 지나가고
선잠이 깨인 새벽 두 시
없어진 찌를 찾다가, 수초 틈바구니에서 살며서 나오는
자진 신고한 월척붕어를 만났습니다
넘겨쳐 가지런히 정렬한 찌들에게서 금방이라도 어신이 전해질듯도 분위기
바람이 통해서 일까요
동이 터오기 직전과 직후 다시 한 번씩 찌오름을 보았지만
랜딩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튼튼한 채비만이 가능한 대물붕어와의 만남
아쉽게도 채비불량으로 아까운 두 번의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해가 오르니 뚜렷히 보이는 물색
거기 채비끝에 달려 있는 미끼 마져 보인다는 걸 알게 되니
전투의욕이 사그러듭니다
지난 새벽 만난녀석
혹 잉어가 아닌가 잠시 착각이 들 정도로 당길힘이 좋았습니다
살릴망 안에 잠시 모셔든 사이에도
몇 번을 뛰어 오르며 소란을 피우던지, 취객 난동 붕어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터져나가 도망쳐 버린 새벽붕어를 다시 만나기 위해
다시 한 번 이곳을 찾을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고
피곤함이 몰려드는 이시간, 집에 갈 생각뿐입니다
알림
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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