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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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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집 수다: 담론
잠실 한 구석에 자리잡은 설렁탕집엔 가끔씩 둘러 앉아 삶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설렁탕집에 가는 최종목적은 설렁탕이 아니라 담론, 수다이다. 수다떠는 재미, 이것이 삶을 살아가는 맛이요, 의미가 아닐까! 수다는 인간의 삶을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게 밝혀준다. 가장 직접적인 민주주의를 꽃피웠던 그리스 폴리스는 사람들 사이의 수다위에 세워진 조직체였다. 폴리스는 두 사람 이상만 모이면 어디서나 형성되었다.
폴리스에서는 공동 사안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펼펴졌지만, 설렁탕집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은 한마디로 잡탕이다. 아무리 비빔밥이라지만 그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한정되기 마련이듯이, 거기서 오가는 잡탕 이야기도 따지고 보면 철학과 문학, 삶으로 구성된다.
누구의 사상이 어떻고, 누구의 문학이 어떻고, 누가 사는 모습이 어떻고... 그것이 수더떠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으랴...그러나 그것은 따지고 보면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세상에 수다가 없다면, 인간의 삶은 그야 말로 무미건조한 삶이 될 것이다. 섹스에 대한 수다, 삶의 이야기에 대한 수다...그것이 좀더 질적으로 고양되면 학문적인 수다, 즉 담론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수다떠는 것에 너무 인색해 하지 말라... 수다야말로 가장 오래된 인간삶의 구성요소인 것이다. 철학자들이 구라떠는 이야기, 예술가들이 뻥치는 이야기는 모두 수다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 인간에게 철학과 예술이 없다면 무슨 의미로 살겠는가!
하여 나는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수다도 떨고, 구라도 까고, 허풍도 떨어가며 살라고 말하고 싶다. 수다란 삶의 배출구요. 삶의 목적이며, 삶의 의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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