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3 촬영이 임박해졌다. 지난주에 촬영을 했으면 이런 고생을 안하는데...
지난주 온난화의 역설현상으로 북극의 찬공기가 엘리뇨로 느슨해진 제트기류를 비집고 아시아와 유럽,아메리카등을 덮쳐,
광주 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떨어지는 매서운 한파로 전국의 모든 수역이 급냉상태로 얼어붙고만 것이다.
그래도 촬영은 해야겠기에 이곳 저곳을 알아보던 중에 그나마 낚시를 할 수 있는 구간을 찾았는데,
바로 전북 김제에 위치한 신평천과 정읍에 위치한 정읍천 두 곳이었다.
현지인 말로는 신평천은 하수종말처리장앞에 낚시인들이 많아서 촬영하기가 힘들어
정읍천이 그나마 마릿수는 떨어져도 한적하게 촬영 할 수 있지않겠냐는 말에 결국 세시간 여를 달려 정읍천에 도착했다.
전날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설상화를 빼놓고 온 것이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촬영내내 신발에 눈이 들어와 녹으면서 추위에 동상이 걸릴지경이었다.
어차피 날씨는 예상을 하였던 부분이라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웃으며 촬영에 임하리라던 마음가짐은 몇시간 후 온데간데 없이 멘붕에 빠지게 하였다.
상류권에서 별다른 입질이없어서 중류권까지 탐사를 해보았으나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도통 입질이없다.
정읍천 평균 수심이 1m 권이라서 무거운 채비보다는 스플릿샷이나 노싱커처럼 비교적 가벼운 채비가 나을 것 같아
스피닝로드에 2000번릴에 합사 1호를 사용하였고 카본 14LB 쇼크리더를 120cm가량 주었다.
저수온기 입을 잘 열지 않는 배스들도 보고는 안먹을 수없는 5인치 스트레이트웜을 사용하며
리프트엔폴...스테이...트위칭...스테이...나름 적절하게 섞어가며 배스를 유혹해봤지만
마치 생명체가 없는듯 조용하게 점심시간을 맞이하고 말았다.
오전에 단 한번의 입질도 없었던 터라 점심식사를 하러 모르는 동네를 찾아다니기에는 부담감이 너무 크고
요즘같이 한낮의 해가 짧은 시기에 식사한다고 한 시간 보내고나면 포인트를 옮겨야 할지 다시 하수종말처리장을 지져야 하는건지 확신이 서질 않아
한 시간이라는 금쪽같은 시간을 아껴서 다시 캐스팅을 하였다.
그렇게 지쳐갈때쯤 지방촬영 왔다고 응원군으로 조설연씨가 따뜻한 커피를 들고 지원사격을 나왔다.
다리 위에서 비맞은 참새들처럼 쪼르룩 서서 캐스팅을 하는데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그러던 중 멀리 하수종말처리장앞 포인트에서 낚시를 하던 현지인 한 분의 환성이 들리고,
대략 런커사이즈 한 마리 올라온 듯 보이자 포인트를 진작에 옮겨볼껄 하는 생각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포인트를 다시 중류권으로 옮겨야 하는지 아니면 상류권 방금 런커사이즈 나온 곳에 양해를 구하고 캐스팅을 해야하는건지
또 다시 멘붕에 빠지는 그때 오른손을 타고 느껴지는 둔탁한 느낌이 머리 속 깊이 각인된 기억을 흔들어 깨운다.
순간 황유식피디를 보면서 "입질" 이라고 훅셋을 하였는데 천신만고 끝에 히트가 된 녀석의 바늘털이를 보면서 안도의 한숨과 웃음이나왔다.
정읍천에서 처음낚은 40cm급 배스한마리에 힘입어 포인트를 걸으면서 중류권으로 옮겨보았는데
아직 발자국이 없는곳이라 빠지고 구르고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면서 강행군으로 계속해서 낚시를 이어가자 회원분들이 보기에 꽤나 안쓰러웠는지 컵라면을 끓여왔다.
컵라면이 눈물에 젖은건지 빗물에젖은건지...다 식은 컵라면으로 허기진 배를 해결하고 한참을 걸어내려가는데 수심이 너무낮다.
다시 상류권으로 이동을 하는데 출연자도 출연자지만 하루종일 카메라들고 따라다니는 황유식 피디의 체력도 바닥이 난 듯 하다.
남은 두시간동안 굵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상류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밴딩까지 낚시를 해보았지만 별다른 입질을 받지 못하였다.
하루동안 무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 한마리의 결과물에 만족할 수는 없어 숙소를 광주로 정하고 다음날 영상강에서 촬영을 이어가기로 하였다.
다음날 아침, 승촌보 발전소 근처에는 촬영이 금지되어 대촌 수로에서 오프닝을 시작하였다. 수로폭이 약 20m가량 되고, 수심은 전날 정천보다 약간 더 깊은 듯 보였다.
상류에서 두갈래의 물줄기가 내려오는 포인트가 좋아보였으나, 손가락을 담궈 수온체크를 해보았더니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은 눈이 녹으면서 내려오는 물이라 그런지 수온이 굉장히 차가웠다.
여름철의 시원한 물줄기는 배스를 불러들이지만 겨울의 얼음장같은 차가운 물은 배스를 중하류권으로 내몰기에
상류에서는 어떠한 생명체도 느끼지 못하고 포인트를 중류권으로 이동하면서 스피너베이트 스플릿 샷, 프리리그 등 세개의 낚시대를 챙겨 다양하게 공략해보았지만
별다른 입질이 없어 영산강 하류인 나주 송월 하수종말처리장 포인트로 이동을 하였다.
두번째 날도 역시 점심을 먹을 팔자는 아닌 듯 하여 현지에서 낚시하는 분에게 조황을 물으니 세마리 정도 잡았다고 하는데
사이즈가 부실하여 웜 사이즈도 줄이고 채비를 가볍게 하여 캐스팅을 시도하였다.
수심은 약 2m가량 나오는 듯 하고, 바닥에 별다른 스트럭쳐가 느껴지진 않았다.
채비를 가볍게 하면 할 수록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배스 입질을 받아 훅셋에 성공하였다.
순간 녀석의 앙탈이 느껴지는데, 역시나 사이즈는 30cm가 채 안되는 작은 배스였지만 오랜시간 노력 끝에 맛 본 손맛이라 그런지 그저 반갑기만 하였다.
이후 연속으로 두마리 더 랜딩을 하였다. 이어서 전날 정읍에서의 부진함을 만회하고 타겟 시즌3 24편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조금 더 욕심을 내어 마릿수나 사이즈가 나와준다면 두 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황유식 피디의 말에
같은 자리에서 이번에는 좀 더 큰 사이즈를 노려보겠다고 멘트를 하고 캐스팅을 하였는데
거짓말처럼 아주 미약한 입질 뒤에 드랙음을 울려퍼트리는 중후한 사이즈의 배스가 올라왔다.
50cm가 넘어가는 빅배스는 아니었지만 최근 이상기온으로 전남권까지 얼어붙은 상황에서 어렵고 힘들게 만난 녀석이라 더욱 값진 배스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주변 포인트를 탐사하면서 1박 2일간의 혹한기 배스 낚시를 모두 마쳤다.
나주 영상강에는 홍어가 유명하지만 오후까지 추위에 떨면서 낚시를 한 터라 삼합보다는 나주 곰탕으로 춥고 배고픈 속을 뜨끈하게 달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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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어 특파원 조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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