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에 관동팔경 중 하나인 청간정 이라는 정자가 있다.
주변의 짙고 푸른 소나무와 잘 어우러져 고고한 정취를 풍기는 정자도 멋스럽지만
누각에 올라가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경치가 멋지다.
동네 이름을 딴 청간해수욕장이다.
더위가 절정에 달한 휴가철이지만 붐비지 않아서 좋다.
이맘때면 해운대 해수욕장에 새까맣게 몰려든 인파를 하늘에서 찍어서
보여주는 화면이 TV 뉴스에 자주 나온다.
부산은 내 고향이지만 나는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다.
청간리에서 조금만 아래로 내려가면 봉포 해수욕장이 있다.
봉포 해수욕장은 부채꼴 모양의 해안과 폭이 좁은 백사장이 있는 아담한 해수욕장이다.
백사장의 모래는 곱고, 바다는 맑고 깨끗하다. 동해바다라면 어디나 그렇듯이.
이 해변에는 백사장 바로 위의 언덕에 몇 채의 펜션이 들어서 있다.
이 펜션들은 모두 동해바다를 향하고 있으니 객실전망은 굳이 일일이 확인해 보지 않아도 좋을 것이고,객실에서도 해돋이를 볼 수 있겠다.
펜션에서 백사장까지의 거리는 불과 10여 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뛰어들 수 있는 '진짜 바다'가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이 펜션들은 어디 하나 뺄 곳 없이 여름철 최고의 추천 펜션으로 손꼽힐만하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컨셉과 내부시설 등에서 다른 곳과는 차별화를 꾀하며
Best of the Best로 손꼽히는 곳이 있다.
바다, 그리고 연인들만의 로망이 있는 <해맞이 하우스 펜션>이다.
아직 예약 손님이 체크인을 하지 않은 두 개의 객실을 살펴봤다. 먼저 NAVI Room.
평소 같으면 구석구석까지 밝고 잘 보이도록 플래시를 터뜨려 촬영했겠지만,이곳에서는 그냥 눈으로 보이는 그 분위기 그대로를 담기 위해 그냥 촬영했다.
객실에 들어서서 커튼을 활짝 열어젖혔을 때 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는
마치 실제 풍경이 아니라 스크린에 영사되고 있는 영화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NAVI 룸은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입구에서 들어서자 마자 창 넓은 침실이 있고, 침대 뒤편으로 화장실 겸 샤워실이 있다.
오른 편으로 간이 스넥바를 지나면 다용도 공간으로 이어진다.
바닷가로 난 창 아래에 아담한 욕조가 놓여 있고, 유리창 아래에는 누군가여러 개의 촛불을 붙였던 흔적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특이한 점은 천장이 높고, 욕조 반대편에는 푹신한 소파가 놓여 있었는데,
잠시 둘러보니 욕조가 있는 하얀 벽은 스크린의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
높은 천장에 빔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있어 벽면 가득 영상을 띄워놓고
색다른 분위기로 목욕을 하거나,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볼 수 있다.
펜션지기의 바다에 대한 집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화장실에도 바다가 보이는 큰 창이 있다.이보다 시원하고 경치 좋은 화장실은 또 없을 것 같다.
BADA Room.
맑고 파란 동해바다를 작은 창틀에 끼워 놓은 것 같았다.
잠시 침대에 엎드린 채로 일출을 바라보는 장면을 상상해 봤다.
침대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에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욕조가 놓여 있다.물론 바다를 빼 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누군가를 위해 어떤 이벤트와 분위기를 연출할 때 이 정도라면 절반은 성공한 게 아닐까?
왼쪽 구석에 있는 작은 모니터는 침대에 누운 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각도로 설치된 TV다.
욕조 맞은편 벽면 안쪽에는 화장실과 샤워부스가 설치되어 있다.
욕조에서 몇 걸음 더 가면 모던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주방과 홈바가 갖춰져 있다.
음식을 만들기에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먼저 봤던 NAVI 룸에는 음식해먹는 곳이 없구나.)
물론 이 아담한 홈바 역시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다.
멋과 분위기를 즐길 줄 아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모든 객실에는 인터넷 전용선이 들어오고,1층에는 간단한 일을 볼 수 있는 비즈니스 센터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인터넷 PC를 쓸 수 있고, DVD를 빌리거나 주변 관광 안내자료 등을 구할 수 있다.
이 펜션의 프런트 데스크는 카페테리아를 겸하고 있다.
객실손님을 위한 서비스와 간단한 음료 등이 준비되어 있다.
카페 역시 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통 유리로 되어 있다.일반 카페로도 손색이 없는 분위기다. 위에 나오는 바나나 보트 사진도 바로 이 창가에서 찍은 것이다.
펜션을 취재하러 다니다 보면 정말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서 꼭 다시 찾아가보고 싶은 곳들이 종종 있다.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이 펜션을 다시 찾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때까지 같이 갈 사람이 생겨야 되는데...
(글|사진 잠든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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