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은 꽃중에도 라일락, 자목련, 수국같은
보랏빛 꽃들을 아주 좋아하셨습니다.
사람들을 피해 사진을 찍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 어려운걸 이렇게 또 해냅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대석으로 향합니다.
도착 예정시간은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이 될 듯합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따라 올라가니...
실제 도착한 시간은 조금 앞당겨진 11시 30분경 입니다.
대석낚시터 주차장에 도착해서 내리는 데....
휴게실에서 나오는 낮익은 얼굴이 보입니다.
모 낚시까페에서 정출을 한다고 들었는 데....
그 모임에 참석한 지인입니다.
참석한 분들 중에 다섯분 정도는 잘 아는 분들입니다.
인사도 나누고, 얘기도 하다 보니 새벽 한시가 훌쩍 지났습니다.
당일치기 부산행을 마친 오늘은 잠을 푹 자고,
좋은 컨디션으로 아침부터 낚시하려 했는 데....
LPGA 골프중계를 보다보니, 어느새 날이 밝았습니다.
매점에 들려 입어료를 지불하고,
지렁이도 한통 준비합니다.
금요일에 출조하신 분들 중에는
하류쪽 잔교에서 좋은 조과를 거두신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 정출을 하는 팀은 상류를 예약해서 행사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부산에서 올라오는 길에,
하류쪽에 남은 빈자리를 한자리 부탁해서 잡아두었습니다.
이번 주말엔 혼자 낚시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 데,
마침 대석 매니아 한분과 그 일행분이 제자리 좌우측에 계셔서
함께 식사도 하고, 외롭지 않게 낚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기대보다는 아침조황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하류 잔교의 조사님들은 이따금 화이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전 11시경, 어제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야할 것 같아 잠을 자기로 했는 데....
옆자리의 지인께서 점심식사를 하자고 깨우십니다.
조금 더 잠을 자야할 것 같은 데....
낚시사랑 노아주 고문님과 몇분이 기다리신다고 해서,
함께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고 옵니다.
오후 두시경애 붕어방류를 합니다.
이번 주말도 500kg의 대량방류를 하고 있습니다.
식사하고 돌아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
양쪽 찌가 멋지게 올라옵니다.
대석낚시터는 어느 낚시터 못지 않게 멋진 찌올림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구름이 몰려오고,
비를 머금은.... 습한 느낌의 바람도 불어옵니다.
늦은 오후부터 이따금씩 비가 내립니다.
올해의 장마가 비로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입질이 간간히 들어오지만....
폭발적이지는 않습니다.
상류 관리실 건너편 노지좌대는 자리편차 없이 조황이 괜찮다고 합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조과는 약 20여수....
그 중의 절반 정도는 좌우 옆자리 조사님께서
찌가 올라온다고 말씀해주셔서 잡을 수 있었습니다.
더 잠을 잤어야 했는 데...
저녁식사 후 밤 9시경 부터 잠을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낚시하기로 합니다.
새벽 세시로 알람을 맞춰두고,
잠을 청해보지만 쉽게 잠이오질 않습니다.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말짱한....
그런 어정쩡한 상태로 누워서 휴식을 취합니다.
억지로라도 잠들어 보려 애쓰다가
밤 11시경에 다시 낚시를 시도합니다.
수면과 지붕에서 들려오는 빗방울 소리가 음악처럼 감미롭습니다.
빗줄기를 바라보며, 진한 커피향에 취해보기도 합니다.
의자에 앉은 채로 졸다가....
침상에만 누우면 잠이 오질 않습니다.
다시 낚시를 하다보면, 어느새 꾸벅꾸벅 졸고 있고....
이젠 옆자리 조사님들도 찌가 올라왔는 데 챔질을 안하면
의례히 졸고 있을 줄 알고,
왼쪽대요, 오른쪽대요... 하며 구체적으로 알려주십니다.
눈을 뜨면 여지없이, 찌가 몸통까지 둥둥 떠있습니다.
동틀무렵 옆자리 조사님께서 왼쪽찌가 올라왔다고 알려주십니다.
얼떨결에 챔질....
자자손손 황동추 부근에서 원줄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옆자리 조사님들께 창피하기도 하고, 아주 민망합니다.
제가 하는 낚시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는 데....
기껏 졸고있는 모습밖에 보여드린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철수 시간까지 한대로만 낚시를 하기로 합니다.
때로는 가늘게, 때로는 우박처럼 굵은 빗줄기가 쏟아집니다.
아침 여덟시 경, 빗줄기가 가늘어지는 찬스에 대를 접기로 합니다.
살림망엔 몇마리 들어있지 않습니다.
한 손으로 살림망을 들고,
다른 손으로 핸드폰 사진을 찍어보려 했는 데 잘 안됩니다.
50수가 채 안되어 보이는 조과입니다.
옆자리 조사님들이 알려주셔서 잡은 붕어 십여수를 제외하면....
거의 꽝 수준이었을 듯 합니다..
무리한 일정에 컨디션 조절도 잘 못하고....
옆자리 조사님들께 민폐와 실망만 알겨드렸을 부끄러운 출조였습다.
옆에서 보기만 해도 멋져 보이는 낚시를 하게 될 날은....
아주 멀게만, 아주 요원하게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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