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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내 이어졌던 주말....
이번에는 대석으로 다녀왔습니다.
이번 조행기에는 많은 마릿수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내내 무거웠고, 부끄러웠던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금요일 오후... 일정을 대충 마무리하고 대석으로 출발합니다.
선단IC에서 포천-구리간 고속도로를 진입해서, 동곤지암IC까지
한시간이 채 안걸렸던 것 같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또치님이 부부동반으로 출조가 예정되어 있어서...
또치님이 예약한 자리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의 빈자리를 잡았습니다.
일요일 아침까지의 긴 여정이라,
천천히 여유있게 낚시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대를 세팅하고나니,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일찍 서둘러 온 보람이 있네요.
빗방울 소리가 마치 음악처럼 들립니다.
시원한 빗줄기를 바라보며,
진한 커피향을 즐기는 호사도 누려봅니다.
세찬 비가 한차례 지나간 후에는.....
케미불을 밝혀야 할 정도로 어두워졌습니다.
먹구름이 물러가고 잠시 더 비가 내리더니....
무지개가 축복처럼 아름답게 떳습니다.
자세히 보니... 쌍무지개 입니다.
오늘도 살림망을 쌍으로 걸라는 축복일까요?
빗방울 소리를 즐기고,
무지개를 감상하다보니 저녁이 되었습니다.
어느덧 빈자리가 하나 둘씩 채워지고 있습니다.
저녁식사 후 밤낚시를 준비합니다.
금요일 새벽에 LPGA 골프 1라운드 중계를 보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황이라
초저녁에 입질이 없으면 일찍 수면을 취하고,
늦은밤에 일어나 낚시를 하려했는 데....
비가 오락가락 하는 중에도 폭발적이지는 아니지만 꾸준히 입질은 이어집니다.
새벽 세시에 LPGA 골프 2라운드 중계까지 보다 보니,
밤을 꼬박 새고 말았습니다.
이침일찍.... 또치님 부부가 도착하고, 잠시 얘기를 나누는 중에,
제 옆자리에도 한 조사님이 낚시준비를 하십니다.
간혹 제가 낚시를 하고 있으면, 빈자리도 많은데도 궂이 제 옆에 앉아서
정말 열심히 낚시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오늘도 그런 경우인 것 같습니다.
이분도 정말 쉬지않고 부지런히.... 열심히 집어를 합니다.
잡기도 잘 잡는 데, 제자리 옆에서 작정을 하고 낚시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럴때는 신경도 많이 쓰이는 걸 보면.....
아직 수양이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그러던가 말던가, 옆사람 신경쓰지 않고 쉬엄쉬엄 낚시를 한 경우에는
제 옆에 앉아서 저를 이겼다고 자랑을 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거의 이틀밤을 제대로 자질 못해서, 쉬고 싶은데....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도, 괜시리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계속 낚시를 해야하나, 쉬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오후 2시경에 붕어 방류 전까지는 잠도 자고, 쉬기로 작정을 했는데....
평소와는 달리 오전 10시경에 붕어를 방류합니다.
이번주에는 주중에 500kg, 오늘도 500kg총 1톤을 방류한다고 합니다.
수면적 대비 방류량은 아마도 전국 최고이지 싶습니다.
또치님 부부가 아침에는 입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 같더니....
붕어 방류 후에는 붕어를 끌어내는 랜딩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계십니다.
또 잡았나 봅니다.
이번엔 7번 조사님과 또치님 부인께서 동시에 랜딩.....
오늘은 또치님의 뜰채 사역(봉사?) 모습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15번 조사님도 열심히 붕어를 잡아내고 계십니다.
이분도 일요일 아침까지 거의 세자릿수 조과를 거두신것 같습니다.
붕어 방류 후에도 오후까지 입질이 계속되는 바람에....
쉴 기회를 잡기도 어렵습니다.
저녁무렵 까지 너무 많이 잡은 것 같아......
살림망 확인 하고, 일찍 쉬기로 합니다.
약 24시간의 조과는 2개의 살림망에 150수는 들어있을 것 같았습니다.
금요일밤에 잡은 붕어를 담은 살림망에 60여수 정도 되는 걸 확인하고,
토요일 아침에 걸어둔 두번째 살림망에는 90수는 되리라 생각했었는 데.....
적어도 90마리쯤은 들어있어야 할 붕어가 여덟마리 밖에 없었습니다.
사진 중앙 우측하단 부분이 많이 찢겨져 있습니다..
지난 주말 신선지에서 살림망을 꺼내다가,
무엇엔가 걸려서 찢겨진 것 같습니다.
맥이 풀려서.... 낚시할 마음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잠시 쉬면서, 풍성한 출조에는 살림망에 채워야할 것이
붕어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내고는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새롭게 낚시를 시작하기로 합니다.
저녁식사 후에 살림망을 하나 더 빌렸습니다.
토요일 밤에도 붕어는 꾸준히 나와줬습니다.
새벽 세시쯤 부터 천둥 번개가 쉴새없이 몰아치고....
장대비가 쏟아져서 낚시가 불가능해질 때까지 입질이 이어졌습니다.
폭우 덕분에 골프중계도 누워서 편히 보고,
부족한 수면도 취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꿀같은 단잠을 자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좌우 옆조사님들이 쉬지 않고 붕어를 잡아내고 계십니다.
저도 몇마리 손맛을 보다가
살림망 사진을 찍고, 철수 준비를 합니다.
붕어가 빠져나간 빈 살림망을 널어 말리고....
남은 살림망을 꺼내 사진을 남깁니다.
철수길에 또치님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귀가해서는 샤워하고, 바로 잠들었습니다.
새벽 두시반에 골프 중계시간에 맞춰둔 알람 소리에 일어났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녁식사도 거르고 잠에 취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 옆자리에서 필요 이상으로 열심히 낚시를 하고,
그 의도가 짐작이 갈 때면....
경쟁적으로 열심히 낚시했던 기억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렇럴 때 마다 낚시는 더이상 힐링이 아니고, 오히려 스트레스였던 것 같습니다.
풍성한 조행길에 채워야 할 것이 붕어 뿐이 아니라는 걸 다시 생각해 봅니다
마음을 비우고, 살림망도 가볍게 하는 걸 실천하지 못하면...
조선(釣仙)은 차제하고, 조졸(釣卒)도 과분하다는 걸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
찢어진 살림망 대신에 새 살림망을 주문했습니다.
이 살림망 이름을 허망(虛網, 비우는 망)이라 지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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