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조공방이 출시한 옻칠찌 내림찌를 구입했다. 외양은 미려하다기 보다는 다소 투박하다는 느낌이었다. 값은 시판되는 내림찌보다 다소 높은 가격대였다. 옻칠과 찌기능의 상관관계를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옻칠을 강조한데는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구입하게 됐다.
하우스낚시에서 이 찌를 사용해보았다. 처음 몇차례 사용했을 때는 옷칠찌의 특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조황이 부진한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찌의 타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인지 조과가 신통치 않았다. 최근에 자주 다니는 일산 근처에 자리한 문봉낚시터를 찾아 0.8푼 정도의 이 찌를 다시 꺼내 들었다. 지난번에는 6목을 땄으나 이번에는 3목을 딴 찌맞춤을 한 후 외바늘로 내림낚시에 들어갔다. 몇차례 던졌더니 입질이 들어왔다. 한목 정도의 딱 끊어지는 시원한 입질이었다. 입질폭이 다른 찌보다 크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후에도 반목~한목의 분명한 입질은 반복됐다. 무엇보다 만족스런 점은 다른 찌를 사용했을 때보다 조과가 뛰어난 점이었다. 대부분의 조사들이 한시간에 1,2마리 후킹을 할 때 4~6마리정도를 잡아 주위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그 후에도 하우스를 찾을 때마다 이 찌를 사용했는데 매번 조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옻칠찌를 신뢰하면서 대만족하고 있다.
이날 다른사람에 비해 월등한 조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아무래도 찌가 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낚시터에서 우연히 알게된 이조공방 조병일 사장에게 찌의 특성을 물은 결과 그 비밀이 옻칠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조사장의 설명인즉 옻칠찌가 미세한 입질도 표현해 탁월한 조과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즉 찌의 몸통과 다리부분을 옻칠로 입힐 경우 다른 방수제로 처리하는 것에 비해 표면장력이 최소화된다. 바로 이 옻칠찌의 위력, 즉 표면장력의 최소화 효과로 겨울철 붕어의 약한 입질도 표현되기 때문에 조과가 월등해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도 시중에 옻찔찌가 많지 않는 것은 옻칠에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옻칠찌의 입질표현능력은 신비스러울 정도다. 저의 경우 한겨울 하우스낚시에서 손맛을 보기위해 '경박단소'에 의한 예민한 채비를 즐겨 사용한다. 찌는 0.2푼대 저푼찌이고 원줄과 목줄은 각각 0.5호와 0.3호를 즐겨 쓴다. 바늘은 1,2호를 주로 사용한다. 이런 채비에서는 엄한기 붕어의 미세한 입질을 읽어낼 수 있다. 그런데 겨울철에 사용하는 찌치고는 비교적 고푼수라고 할 수 있는 1호 안팎의 옻칠찌에서는 미세한 붕어입질이 그대로 표현된다는 점에서는 옻칠찌의 위력을 실감했다. 어느 면에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시말해 옻칠찌에서는 푼수의 고저에 관계없이 미약한 입질이 표현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나의 찌의 개념에 혼란이 생겼다. 한 겨울 하우스낚시에서 손맛을 볼려면 아무래도 저푼수찌는 필수라는 개념을 고쳐야할 상황이다. 고푼수의 찌에도 미약한 입질이 표현된다는 새로운 찌의 개념을 정립해야 할 것 같다. 조사들이 게임탕에서 한마리라도 더 잡기위해 예민한 채비를 한 때문에 원줄이나 목줄이 터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에서 벗어나 좋은 조과를 올릴 수 있게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옻칠찌는 실제 사용해보지 않고서는 그 마력을 실감할 수 없다. 외관을 보고서는 그저 그런찌 정도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겨울철하우스 낚시에서 꽝치지 않으려면 옻칠찌를 선택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포탈에서 '이조공방'을 치고 사이트에 들어가면 이조찌의 특장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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