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에서
거뭇거뭇한 어둠이 내리고 있는 강변에서도 이제 부는 바람은 습하거나 음울하지 않다.
마치 얼음처럼 투명하고 골난 여자처럼 조금은 날카롭고 가는 허리처럼 낭창거린다.
늦은 저녁 하늘에서 내리는 바람은 가을이라고 말하듯 서늘하다.
노을은 멀리 서쪽에서 동쪽으로 서서히 밀물처럼 밀려오고
어둠은 바람에 실려 소리없이 스며들때 구름은 새털처럼 가벼이 하늘 높이 흐른다.
찰랑 거리는 물결과
낮게 날으는 철새들.
물새들이 울음소리
이게 이 계절 한가로운 강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광경이다.
그 강변에 도착했을 때 노을이 넘실대듯 강물 가득 출렁이엇고
철새들의 군무가 하늘 가득 메웠으며 아직도 한 수의 고기도 낚지 못한 늙은 낚시꾼은 길은
한숨을 내쉬며 무엇인가 알 수 없는 현상을 원망하고 있었다.
여주에서 오십여리 흘러온 한강은 강폭이 작은 골을 통해
오랫동안 나룻터로 이용햇다지만 지금은 명맥만 남은 찬우물 나루터 강가....
여름내내 가슴이 울적할 ?마다 여기와서 흐르는 강물을 보노라면 저강물이 품고 있을 법한
한숨이나 회한이나 슬픔 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내 처지만을 푸념했지만
결국 나는 저강물이 지니고 있는 알 수 없이 깊이 흐르는 그들의 사연을 넘실대는 물결의 아우성소리에 비로서
깨닭게 되고 서둘러 그곳을 벗어나지만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다시 그곳이 그리워 져 오늘처럼 다시 찾아 오게 만드는 그 강가
오늘은 가슴 먹먹한 노을이 하늘을 메우고
그 찬란한 빛속으로 점점히 철새들이 긴 원을 그리며 강위를 수놓고 있다.
내 울적한 심사에 여기서는 내속의 막힘을 뚫어줄 무언의 침묵이 있을거라는
믿음이 여기에 오게 하였지만 여전히 주말 내내 물고기 얼굴 한번도 보지 못해 실망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가고 강뚝에서 10미터 떨어진 작은 섬들 사이에 진을 친 보트탄
노익장만이 아쉬움에 아직도 한번만을 외치며 밤낚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철새들은 이제 먼길 떠나기 위해 강물 위를 아스라이 날으며
조만간 떠날 이곳의 하늘을 유감없이 즐기고 있다,
.나는 땅위에 붙어 앉아 여전히 허술한 한 대의 낚시대를 펴고
그들을 기다려 본다..
올리 없는 어신을...
언제나 그렇지만 거창한 계획은 시간이 흐를수록 퇴색하기 마련이다.
추석 연휴을 맞이해 세운 여러 가지 계획들은 연휴가 끝나자
아무런 성과도 보여주지 못하고 실패했음을 인정하게
무정하게도 시간은 속절없이 지나갔다.
나는 완전 생짜 초보 낚시꾼입니다.
전문가들이 전투적으로 그리는 낚시터의 이야기를 그러므로 쓰지 못합니다.
그레서 생각해 낸 이런것입니다.
나 얄팍한 삶에서 얻어들은 책.음악.인물.영화등에 관한 리뷰를 낚시터를 빌어 써나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낚시터 정보나 낚시이야기등을 읽으려 하신다면 다른 글을 읽으시라고 권합니다.
뭐하러 이런 글을 여기 올리냐는 핀잔은 그러므로 정중히 거절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나 그릇됨에 대한 지적등은감사히 받고 질문등에 대해서는 성심을 다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나의 추석과 설 명절의 루틴은 이렇다.
명절 전날 제수를 준비하고 점심을 먹은 후 장인이 잠들어 있는 망향의 동산으로 간다.
거기서 이른 성묘를 하고 다시 부모님이 계신 대전의 현충원으로 간다
저녁때 쯤 현충원 인근에 계룡산 동학사 계곡에서 흘러나온
용수천에서 야영을 하고 다음날 새벽 6시쯤 현충원이 문을 열자 마자
맨 먼저 부모님의 묘비에 들려 간단히 제례하고 돌아오는 것이다.
올해의 계획은 약간 변경되었다 여기에 이글을 쓰게 된 후로
이 황금 같은 시간에 대전의 용수천에서 보아둔 좋은 장소가 있어
거기서 낚시를 하며 야영을 하고 새벽에 현충원으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착오가 생겼다. 전에 낚시하기에 좋을 듯하여 보아둔
그 자리는 이번 폭우로 소가 거의 메워져 낚시를 할만한 깊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전에는 뚝으로 이루어져 차나 짐을 가지고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돌로 견고하게 도로와 천을 가로막아 둑을 쌓아 도저히 사람 하나도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그리하여 내 계획은 여지없이 깨졌다.
추석날 아침 6시
장엄한 태양이 현충원 뒷산인 갑하산 위로 떠오르기 직전 여명이 온산을 뒤덮고 있었다.
나는 부모님에게 재례 후 올해부터 들리기로 한 또 하나의 묘지앞에 섰다.
작은 국화꽃 한바다발을 헌화하고....
그의 이름은 대한국인 홍범도.
카자흐스탄의 즐오르다라는 도시에 위치한 고려극장에서
독립투사들에 관한 연극과 영화들이 상영되었다고 한다.
관람한 사람들이 홍범도의 치적에 대해 감탄하면서
애기 하는 것을 듣고있던 늙고 야원 그 극장의 수위가 쓸쓸히 웃으며 이렇게 애기 했다고 한다
“그게 나인데....!!!!”
그 극장의 수위가 된 한국인 홍범도로 대표되는 독립군의 청산리전투는 이렇게 진행된다.
1 일본군 전력: 나남의 19사단 9000명, 20사단 2000명, 11사단 1000명, 안서지대 1000명, 관동군 1200명 등 총 2만여 명.
이들은 3개 지대로 편성되어 동서남북으로 간도를 포위한 후
포위망 내부로 3개의 초토부대를 투입해 해당 지역 내의 독립군을 격멸하려 했다.
전형적인 ‘망치와 모루’ 전술이었다.
2.독립군 전력: 독립군은 가장 규모가 큰 북로군정서가 1500명이었고,
홍범도의 대한독립군 300명을 비롯한 연합부대가 1000여 명이었다.
일본군이 독립군에 비해 약 8배나 많았다. 병력 수나 무기의 질에서 일본군이 압도적 우위였다.
3. 제 1전투. 백운평 전투. 독립군의 주력부대인 북로군정서는 매복에 유리한
청산리 골짜기(백운평)를 선점, 정예 병력(2제대)을 배치했고
일본군의 야마다 대좌가 지휘하는 토벌대(약 1000명)는 좌우 2개 종대로 편성해 청산리 방향으로 전진했다.
이 중 야스카와 소좌가 지휘하는 전위대(1개 중대 병력)가 근접해 오자
2제대 지휘관인 이범석 부대원 600여 명의 독립군이 일제히 화력(소총, 기관총, 박격포)으로 순식간에 적 격멸..
이어 급보를 받고 야마다 토벌대 본대가 달려왔지만 이들도 독립군의 집중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4.제 2전투 . 백운평 전투 . 2제대 독립군들은 김좌진 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은밀히 철수를
갑산촌으로 신속히 이동했고 이를 모르는 적들은
한동안 백운평 골짜기에 갇혀 자기들끼리
오인 사격을 하는 등 스스로 자멸했다.
5. 제 3전투. 약 30㎞ 떨어진 갑산촌전투.. 순차적으로 전투를 벌이며 빠져나가면서
신속한 산악행군을 통해 다음 날 새벽에 무사히
갑산촌에 도착해 다시 만난 1제대와 2제대가 갑산촌에서 가까운 천수평에
일본군 기병중대가 머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기습 공격해 적을 전멸시킴.
그리고 사살한 적 중대장(시마다 대위)의 품에서 작전보고서를 보고 또 다시 마루꼬우 874고지(어랑촌)로 신속히 이동했다.
적보다 먼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적 주력 기병연대가 달려올 것을 예상해 한발 빠르게 전투태세를 갖춘
독립군은 허겁지겁 무방비로 오는 기병연대 본대에 기습 공격을 가함으로써 큰 타격을 입혔다.
비슷한 시각에 홍범도 독립군부대가 어랑촌 북쪽에서
일본군 수색대와 교전하여 적들을 섬멸했다.
6. 결과: 일본군은 그때 어때 했는가? 역사는 기억한다.
러일전쟁. 중일전쟁.그리고 만주사변.나중에 미국의 턱밑까지 치고가 진주만을 박살 냈던
그들이 유일하게 패한 전투가 바로 청산리전투와 그보다 앞선 봉오동전투 뿐이었다고 ...
.나라도 없고 무기도 부족하고 뒤에서는 마적떼에게 쫏기며
러시아아와 중국의 견제속에서 이들이 이루어낸 전과는
세계전쟁사에 유의미한 전과로 기록되게 된다.
그의 부인은 일본군에게 잡혀 ?겨 죽었다.
그의 두아들 중 장남은 그와 함께 전쟁중에 전사했고 차남은 함께 전쟁하던 중에 병사했다.
그는 늙어서도 홀로 살았다.극장 수위로.
작은집과 일용할 양식과 변변치 않은 직업으로 단촐하고도 겸허하게 생활하다
그렇게 이국땅에서 조용하고도 비루하지 않게 살다 죽었다.
그에게 지금 저렇게 커다란 비석과 봉분과 헌화한
꽃들은 어쩌면 그에게는 너무도 사치스런 것인지 모른다.
그가 살았던 그의 삶에 비추어 보면....
아무것도 바란 것 없으며 아무것도 얻은 것 없으며 말하자면
오직 잃은 것 밖에 없는..
그는 마치 화려한 꽃을 피하고 벼랑 위에 아스라이 피어난
보랏빛 산부추꽃인지도 모르겠다.
아 ...! 오늘은 서늘한 바람부는 언덕에 서서 목쉰 소리로 휘파람 불며
코스모스가 하염없이 흔들리는 작은 숲속 길을 끝없이 걸어야겠다.
알림
노지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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