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기의포인트와미끼

산란기의 포인트와 미끼

충남 이남 지역에서는 3월말 현재 이미 산란을 마쳤거나 산란 중에 있는 저수지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중부 이북 지방은 아직 산란 준비기간이어서 본 강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산란기 포인트]

봄철 산란기 포인트라면 우선 마른 갈대나 부들이 나있는 얕은 물가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런 곳이 붕어들의 산란터가 되기 때문인데 실제 이런 산란터는 낚시터가 되지 못합니다. 본격적으로 산란에 들어가면 먹이를 전혀 먹지 않고 산란에만 몰두하기 때문입니다.
산란할 때 큰고기들이 얕은 수초대에서 푸드득거린다고 거기에다 아무리 미끼를 드리워 보지만 미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상태입니다.

붕어들은 산란이 임박해야 비로소 수초대로 파고 들고 그 전에는 수초밭 언저리의 회유로에 머물면서 막바지 영양을 취하기 위해 바닥을 훓고 다닙니다. 그래서 기존의 회유로가 여전히 산란 전의 포인트가 됩니다. 이 회유로는 일정 수준의 수심을 유지하는 곳입니다.
산란 중에 그런대로 입질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산란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어야 합니다.

붕어의 산란 장소는 경계심을 가지지 않고 느긋하게 미끼를 취할 수 있는 일상적인 서식장소와는 크게 다릅니다. 산란 장소는 얕고 밋밋한 곳이거나 골 안쪽의 폐쇄된 곳으로서 평소에는 이런 곳으로 붕어들이 좀처럼 나오지 않습니다.
붕어가 이런 곳으로 나오는 경우는 장마철이나 산란할 때 그리고 인기척이 전혀 없는 때로 국한됩니다.

물 속에 있는 붕어는 낚시꾼의 움직임을 보고 있으므로 봄철이라고 해서 사람이 있는 얕은 곳으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산란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애기를 베면 간뎅이가 커지나...? 그게 아니고 알을 낳을 쯤에는 붕어 뇌 속의 화학작용이 변화하여 마치 마취약 같은 작용을 해서 산란이 본능을 능가하도록 앞에 보이는게 없게 된다는 생물학자 얘기입니다.

수초가 빽빽하게 자라 있고 수심이 얕다면 산란터로는 좋지만 낚시 포인트는 되지 못하고 오히려 수초가 비록 듬성듬성 나있어도 수심이 더 깊은 곳이라면 정신 똑바른 씨알 큰 붕어가 쉽게 모여듭니다.
깊은 수심은 비록 맨바닥이지만 붕어에게는 자신의 몸이 드러날 염려가 없어서 얕은 수초대 보다는 더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수초가 드문 중부권 저수지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로에서는 반듯하게 평이한 곳보다는 본류와 지류가 만나는 곳이나 상류대에서도 삭은 수초가 잠겨 있는 수심이 1.5 - 2m 정도로 유지되는 곳입니다. 수로 둑의 양쪽 연안을 살펴보아서 연안 경사가 더 급한 곳을 택합니다..

[포인트 사례]

날씨가 푸근했던 작년 3월 마지막 토요일에 충북 음성의 양덕지로 출조해서 얕은 수심대를 양쪽에 두고 골재채취로 넓은 지역이 움푹 패인 곳을 일부러 포인트로 잡았습니다. 이맘때에 수심 3m가 넘는 곳을 포인트로 잡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앞에서 설명한대로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저수지의 1m 전후의 얕은 자리에는 이미 많은 낚시꾼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부근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이런 곳은 우선순위가 뒤쳐져 비어 있기 마련이어서 한적한 이점도 있습니다.
자리한 곳은 산란터가 될 만한 수몰나무 지역에서 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평평한 바닥에 미끼가 놓이기 때문에 급한 경사면인 하류대 포인트와는 구별됩니다.

이날 오후에 수심에 따른 조과 차이는 현저했습니다. 얕은 곳에서는 살림망에 넣지도 못할 정도로 잔 씨알이 잡혔지만 깊은 수심에서는 중치급 씨알들이 연거푸 낚였습니다.
물이 맑고 수심이 깊어 봄 붕어치고는 당길 힘이 무척 셉니다.
일행 중에 얕은 곳과 깊은 곳의 경계면에 자리를 한 경우는 마리수는 반 정도에 그쳤지만 얕은 포인트에 앉은 다른 사람보다는 씨알면에서 훨씬 나았습니다.
물이 맑을수록 붕어는 연안 접근을 꺼리기 마련이어서 봄에도 밤이나 동틀 무렵의 새벽낚시에서 굵은 씨알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만 밤에 바람이 불지 않고 낚시하기에 어렵지 않을 정도로 푸근한 날씨여야 하는데 바람이 불더라도 완전히 바람을 막아주는 아늑한 포인트라면 조과는 오히려 더 좋습니다.
이날도 밤에 크게 춥지 않아 처음으로 밤낚시를 시도했었는데 입질은 낮에 못지 않게 이어져서 조과 면에서 낮과는 차이가 없을 정도로 활발했습니다.
깊은 곳에 자리한 두 사람의 반나절 조과는 20cm 이하의 씨알이었지만 30여 마리나 되었습니다.
봄철 산산한 날씨에 수초하나 없는 수심 깊은 맨바닥 포인트에서 이 정도의 조과는 저도 의외였습니다.

[지렁이와 글루텐]

산란기의 미끼는 단연 지렁이입니다. 지렁이는 전천후 사계절 미끼입니다.
물론 새우나 참붕어, 옥수수를 쓰지만 대물용으로 한정됩니다.
그 다음이 글루텐입니다. 찬 수온에도 떡밥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글루텐 덕분입니다.
신장떡밥 등의 일반 떡밥은 아직 좀 이릅니다. 수온이 더 올라가야 사용 할 수 있습니다.
4월까지는 미끼에서 지렁이를 빼놓을 수 없지만 지렁이도 떡밥 없이는 그 효과가 크게 감소합니다.
전번에 저수지에서 처음에는 글루텐과 콩가루를 반반 섞은 떡밥과 지렁이로 짝밥을 달아 던지다가 입질이 활발해서 지렁이만 달았더니 입질빈도가 점점 떨어지더니 마침내 뚝 끊기고 말았습니다.
떡밥을 다시 달았더니 이내 입질이 이어졌는데 그러나 이상하게도 정작 물고 나오는 건 지렁입니다
붕어들이 혹시 떡밥 냄새가 지렁이에게서 나는 줄로 착각하는 건 아닌지, 반드시 떡밥을 달아야만 지렁이에 입질을 합니다.
지렁이를 빼고 떡밥만 달면 찌올림은 시원하지만 입질이 뜸해지고 씨알이 잘아집니다.
붕어는 수온이 오름에 따라 지렁이보다 점점 떡밥을 좋아 하기 시작하는데 4월초에는 붕어들이 한결같이 지렁이보다 떡밥에 입질을 더 잘 했습니다.
불과 일주일 차이로 붕어들의 먹이 선호도는 크게 달라졌고 입질도 한층 더 세져서 그 전번 주에는 찌를 한 두 마디 올리던 것이 이제는 서서히 솟구쳐서 몸통까지 올려놓습니다.

[일반 테크닉]

다른 철에도 마찬가지이지만 봄철 낚시때는 특히 정숙해야 합니다.
낚시대를 많이 펴게 되면 대 그림자가 어지러이 물에 비쳐서 붕어들에게 경계심만 주어 생각보다 조과가 나아지지 않습니다. 수초에 채비가 엉키게 되고 미끼 착수소음도 잦아집니다.
낚시는 간결하고 정리된 속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져야만 변화하는 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필요 이상의 낚시대를 펴놓으면 기회가 왔음에도 인식하지 못하거나 대응이 느려서 때를 놓치게 됩니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 탓에 기온과 바람이 시시각각 달라지고 물때도 변하게 되어 입질양상도 변화가 심합니다. 그에 따라 대의 길이를 달리하거나 대 편성도 바꾸기도 하고 채비사용도 다양하게 하려면 먼저 간결한 낚시가 요구됩니다.
밤낚시에서 케미라이트 빛은 물이 맑고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붕어들에게 반가운 것이 못됩니다. 그래서 어둡기 전에 케미라이트를 미리 꺾어두면 밤이 되면서 붕어들에게 거부감을 덜 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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