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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사의 낚시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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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암 홍창환
조회 : 9,572      

제목 l 초암 홍창환 > 낚시에도 가야할 길이 있다 : 낚시사랑

  낚시에도 가야 할 길이 있다





서로 다른 낚시 취향

지금 우리나라 낚시인들이 즐기고 있는 낚시 대상어와 낚시의 종류, 낚시 기법 등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각양 각색의 패턴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선호되고 있는 보편적인 낚시가 붕어낚시이다.

우선 붕어라는 낚시 대상어는 전국의 크고 작은 호수 및 하천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어 어디서든 쉽게 낚을 수 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낚시점에서 기본적인 장비는 물론 채비까지 쉽게 구하여 편한대로 바로 낚시를 떠날 수 있다. 물론 주위에는 언제든지 동행해 줄 낚시 선배나 동료가 많다는 것도 한 이유이다.
뿐만 아니라 경비면이나 일정 등에서 다른 종류의 낚시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대개의 낚시 입문자들은 붕어낚시를 우선 선택한다.




이런 여건과 우리나라의 낚시 문화의 보편 타당성에서 시작된 붕어낚시는 대개 연안에서 스윙으로 찌 낚시를 즐기는데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각자 다른 낚시 취향을 갖게 된다.

시종 일관 연안 스윙낚시(일대 희대낚시)만 고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바지장화나 보트 등을 이용한 적극적인 방법으로 낚시 패턴을 바꾸는 사람도 있다. 어떤 낚시인은 아예 붕어 대낚시에서 릴이나 루어낚시로, 혹은 바다낚시로 대폭 궤도를 수정하기도 한다.

물론 여러가지 낚시 방법 가운데 한두 가지를 병행하거나 모든 낚시를 두루 즐기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 모든 것이 낚시인 각자의 개성과 여건에 따른 낚시 취향이다.

이런 각기 다른 낚시 취향에 대해 갑론을박할 수는 없다. '더욱이 이것만이 정도다' 라고는 더욱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낚시꾼이 어부가 아닌 이상 고기를 낚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낚는 즐거움 외에 낚시 본연의 즐거움과 사색이 있고 정서가 있는 것이 낚시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런 본질이 퇴색되지 않은 낚시야말로 낚시방법이나 취향에 관계없이 진정한 낚시일 것이다.

현대인이 지켜야 할 붕어낚시

붕어낚시는 아주 오래 전부터 맥을 이어 온 우리나라의 독특한 전통낚시이다. 옛 선비들은 이런 붕어낚시를 통하여 자연과 일체가 되어 호연지기를 키웠다. 우선 우리나라 전국 호소에 흔히 볼 수 있는 저서성 어종인 붕어를 낚시 대상어로 삼은 점은 매우 합리적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그 취이 습성을 이용한 찌낚시의 과학성과 낭만은 세계 어느 민족의 낚시 문화에서도 찾기 힘든 정도로 우수하다.
비록 그 세부적인 낚시 기법과 채비는 문헌상에 찾기 힘들지만 체험을 바탕으로 이어져 내려온 붕어낚시는 현대에 이르러 그정서와 과학성 그리고 채비의 간편함으로 많은 낚시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낚싯대를 비롯한 채비의 제조술 발달과 새로운 장비와 기법들이 개발되면서 전성기를 맞은 현대 붕어 낚시는 그에 반하는 많은 문제점들을 도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제일 심각한 것이 환경 오염문제이다.

물론 이런 오염의 원인은 급속한 산업화와 생산성 향상, 소비문화 등을 빼놓을 수 없지만, 생활이 여유로워지면서 낚시를 즐기는 레저인구가 급속하게 늘어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산업화와 생산성의 향상, 소비문화 등으로 인한 환경 오렴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환경의식 부재도 문제이거니와 그 인구가 급속히 팽창해져 이제 국민레저로 자리잡은 낚시에 대해 환경제도를 게을리 한 정부에도 그 책임이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호수 수질 관리법'이다. '하천 수질 관리법'이다 하는 환경 관련법이 제정되어 이제 낚시인에게만 모든 책임과 의무만이 부과되었다. 낚시터 제한은 물론 낚시 기법까지 제한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잘잘못은 둘째치고 낚시인 스스로에게도 정말 한심한 생각이 든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단 말인가. 이제 우리 낚시인은 명분도 실리도 잃은 셈이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짚고 넘어 갈 일이 있다. 그것은 붕어낚시 종류와 기법이다.

그 종류와 기법에 따라 붕어낚시인들이 환경오렴의 주범이라는 누명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나아가 낚시로 인한 환경 오렴을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낚시를 즐기면서 더 크게, 더 많이, 더 재미있게 만을 강조하다 보니 정도에서 벗어나 변칙적인 낚시 기법이 자꾸 만들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다른 종류의 낚시와 더불어 어떤 붕어낚시를 하는가는 개인 취향의 문제이다. 그런 취향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시점에 이르러서 묻고 싶은 말이 있다. 가마니로 밑밥을 주고 주먹만한 떡밥을 달아 던지는 것이 과연 옳은 붕어낚시인가. 그것도 개인적인 취향이라 과연 제 3자가 입을 다물어야 하는가. 낚시터 쓰레기 공해 문제야 환경의식이 성숙되지 못한 일부 몰지각한 몇몇 낚시인들의 치부라지만 과도한 밑밥 투여로 수질을 오렴시키는 그런 낚시 방법을 일삼는 소수 낚시인 때문에 많은 정도 낚시인들이 수질 오염법으로 같이 매도당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도 낚시에의 입문

고루한 이야기지만 옛날 우리 조상들의 낚시 풍류에는 당연히 릴이라는 낚시도구란 없었다.

일본 사람이 만든 바늘 여러개 달린 인찌끼도, 80년대 충주댐 낚시에서부터 현재의 양어장 낚시에 이르까지 불기 시작한 힘에 버거울 정도의 긴 낚싯대 열풍도 없었다.

그저 짧은 대로 깻묵가루를 달아 코 앞으로 붕어를 불러모으다 입질이 오면 기쁜 해후를 하는 것이요. 그날 공치면 하늘의 일기(日氣) 한번 훔쳐보는 멋만이 있었다.


그 룰(rule)에 그들은 남다른 조황과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룰을 벗어나지 않는 가운데 그들의 경지는 끝없이 깊어지고 있다. 그 기본적인 낚시 원칙은 결코 붕어란 멀리서 잡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붕어의 성격과 조화를 이루며 간단한 채비로 연안에서 낚시를 하다가 언제나 훌훌 털고 자리를 일어날 수 있는 낚시인의 호연지기가 그것이다. 있는 그 자리에서 기다림 속에 움직여 오는 붕어를 낚는 정유내동의 경지를 추구한다. 일부 시비는 있겠지만 억지로 좇아가 숨어있는 붕어를 잡는 것은 붕어낚시의 정도 (正道)가 절대 아니다.

이제는 릴 낚시나 적극적인 기법인 수초치기, 보트 낚시와 정통 붕어낚시는 분명한 선을 그을 때가 아닌가 싶다. 붕어낚시라 해서 다 같은 낚시가 아니다. 그 모든 것이 정(靜)을 떠난 낚시이기 때문이다.

정도 낚시외의 낚시를 무조건 반대하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제 그런 취향의 낚시와 우리네 정도낚시와 엄격히 구분하자는 것이다.

정조 십계도 (正釣 十戒道)

그래서 가장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이 시점부터 올바른 붕어낚시의 정착과 계도를 통해 선조가 물려 준 훌륭한 붕어낚시를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이 시기의 우리 붕어꾼의 사명이다. 또한 이것이야말로 예로부터 내려오는 붕어낚시의 참된 정신을 지키고 참된 즐거움의 지선(至善)과 낚시의 경지에 이르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도낚시의 경지에 이르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도낚시의 그 기법과 정신으로 환경 문제는 자연스럽게 결자해지 (結者解之) 논리대로 해결될 것이다.

이제 붕어낚시의 정도인 불문율을 10가지로 정리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지금부터 그 명칭을 편리한대로 십계도 (十戒道)라 부른다. 이 십계도 (十戒道)가 예로부터 내려오는 정통적인 불문률인 붕어낚시의 완벽한 기법은 아닐지언정 적어도 정도 붕어꾼의 좌표는 될 것이다.

이런 낚시의 정통성 확립과 복원이 아무쪼록 활발해져 범 붕어낚시인의 운동이 되길 바랄 뿐이다. 그럼으로써 올바른 붕어낚시의 계도로 일천한 경력의 초행자가 무지 속에 낚시터를 더럽히거나, 고기 욕심에 긴 대를 쓰거나, 릴을 던지는 등으로 주위 연안에서 조용히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행복마저 뺏는 오류(誤流)가 더 이상 계속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우리정도 낚시인은 다음 열가지 계도 (戒道)를 지켜감으로서 어떤 다른 낚시보다 우수한 조황과 더 큰 즐거움을 확신한다.

1. 붕어만을 낚는다
토종 붕어만을 낚시 대상어로 삼고 그 밖에 걸려 나오는 어종은 낚시 척도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손탄(이미 잡혔다가 방류된 붕어) 붕어나 외래 붕어도 멀리한다.

2. 연안에서 짧은 대 2 ~ 3대면 족하다
바쁠 때는 2대도 많다. 3대는 붕어에 대한 예절, 2대는 실리이다. 여러 대를 펴거나 긴 대는 부족한 기량에 따른 내 마음의 욕심일 뿐이다.

3. 원줄은 가급적 가는 것으로 바늘은 작게 쓴다
낚싯줄의 한 홋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의 손맛이다. 작은 바늘은 채비의 예민성의 종점이다. 작은 바늘로 놈과 겨룰 때 그건 또 하나의 수행이다.

4. 떡밥은 가급적 작게, 적게 쓴다
떡밥은 깻묵 등을 이용한 우리 나라만의 전통적인 식물성 미끼이다. 자신만의 노-하우(Konw-How)인 떡밥의 배합과 찰기, 묽기, 크기로 붕어를 제압한다.

5. 찌올림의 예술을 추구한다
붕어의 입질을 적나라하게 전하는 찌올림은 가히 예술의 경지이자 붕어꾼의 소망이다. 올바른 찌와 예민한 찌맞춤으로 완벽한 찌올림을 추구한다.

6. 스윙은 살포시 한다
붕어는 가장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상대이다. 지피지기(知皮知己)의 병법으로 일수거 일투족 일체 소리와 빛이 없는 그의 움직임은 가히 꾼중의 꾼이다.

7. 한 자리에 앉으면 절대 자리를 옮기지 않는다
가급적 옆 사람과 멀리 앉고, 오는 사람 마다하지 않는다. 옆 자리가 조황이 좋다고 그쪽으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명당이 따로 있는가. 내 앉으면 그 곳이 명당.

8. 맑은 물이 아니면 찌를 세우지 않는다
세속에 찌든 마음을 닦기 위해 붕어를 찾았거늘 오염에 찌든 붕어를 바라보면 마음의 상처만 깊어질 뿐이다. 붕어도 낚시터도 그 품위와 등급이 다 다르다.

9. 조과(釣果)에 미련을 갖지 않는다
많이 낚고 적게 낚음은 그 날의 천기와 내 기량의 결과일 뿐이다. 그 결과에 연연치 말고 하늘에 흐르는 구름 한 조각을 바라보며 잡은 고기를 놔 주자.

10. 내가 가져온 쓰레기 내가 가져간다
자연이 되었다가 돌아가는 자리인데 이기심과 더러움을 남기는 것은 낚시인의 수치이다. 쓰레기 봉투 하나 가져가서 내 집에서 처리하면 끝.



낚시인 본질

낚시는 아주 오랜 전 인간이 도구를 이용할 때부터 생존의 수단으로 이용됐다. 현재도 낚시를 업(業)으로 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낚시꾼의 후예이며, 그 유전적인 피가 우리 몸속에 남아 아직도 물과 낚시를 접하면 야릇한 흥분과 함께 또 다른 집념을 느끼는 것이다.

이제 낚시는 업이 아닌 취미 생활로, 레저 스포츠로 혹은 정신 수양의 한 방편으로 자리를 잡았다. 낚시를 취미로 하는 사람이 몇 백만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낚시는 반드시 고기를 잡는 즐거움만이 아니라 이제는 건강을 위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것으로 활용, 각광받고 있다.

집에서 내일 출조할 채비를 준비하는 모습을 바라보라. 그것은 소풍전야에 잠 못 이루는 동심(童心)이요 출조하러 떠나는 모습은 먼 미지 (未地)의 나라로 여행하는 탐험가요, 자연 속에 찌를 무심히 바라보는 그 모습은 마치 신선인 것이다. 어찌 그 뿐인가. 고기를 걸었을 때의 모습은 세상을 얻은 정복자요, 아름답고 싱싱한 붕어를 손에 쥐었을 때의 그 눈빛은 희열이 아니던가. 더욱이 고기 한 마리 잡지 못하고 더욱 무거워진 낚시가방을 메고 돌아오는 그 모습은 패잔병이리라.

낚시에는 희로애락과 함께 인생이 있다.

어떤 사람은 이런 말들이 낚시 미화니 자기 변명이니 합리화니 하고 말장난으로 치부할 수 있다.
옛날에 강태공이 시류 (時流)를 낚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손 치더라도 낚시하는 평복의 부호, 말없이 찌를 바라보는 정치가, 바늘 끝에 손이 찔려 피가 나와도 그대로 낚시에 열중하는 의사, 그리고 신문지 몇 장 깔고 낚싯대로 낚시하는 노인을 바라보면 분명 낚시에는 그 무엇인가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낚시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낚시에는 후회와 욕망, 환희, 각오, 기다림, 그리고 부질없는 것과 정직등이 있다. 낚시는 자신의 취향과 경륜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정의된다. 여가를 이용한 취미, 건강을 위한 스포츠, 사색의 기회를 주는 공간,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는 해연 등, 그 어느 것이라도 좋다. 가벼운 나들이라도 낚시를 사랑하며 잠시 자연과 친숙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낚시의 진정한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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